한스바이오메드 수익 인증
한스바이오메드 수익 인증

최근 한 달 동안 훌륭한 수익을 안겨준 종목, 한스바이오메드. 이 주식은 2020년 말 벨라젤 사태(링크) 때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조금씩 사모으며 공부한 결과 종목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월급이나 여윳돈이 들어올 때마다 추매를 했고, 소외주로 있던 2년반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올 여름 나는 큰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이 종목과 함께한 지난 시간 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을 이 포스트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대형악재 발생.. 벨라젤 사태로 폭락한 주가

2020년 11월, 한스바이오메드는 벨라젤이라는 유방보형물 제품(당시 당사의 메가히트 상품) 속에 허가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했다는 내부 신고로 제조 및 영업정지 행정 처분을 받았다. 당시 나는 한스에 200만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었고, 관련 기사가 난 후 급속도로 떨어지는 주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위 차트를 보면 알겠지만, 한스바이오메드는 벨라젤 사태로 8 거래일 동안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나는 이 과정에서 객기를 발휘하여 당시 갖고 있던 여유자금으로 지속적으로 추매를 하였고, 그 결과 200만원이었던 매입금액은 3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시드가 커짐에 따라 손실률(%)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실질적인 평가손실은 급격하게 커졌다.

그 이후로 이 종목은 지겹도록 긴 기간 동안 소외주가 되었다. 하루 거래량이 1만주(약 1억)를 넘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깐. 그 시간이 2년을 넘길줄 당시에는 몰랐다. 그동안 날라가는 다른 종목들을 보며 얼마나 배아프고 맘고생했었는지.. 결국에는 충분한 보상을 받았지만, 참 쉽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지금에야 꽤 많은 사람들이 한스가 좋은 회사라고 얘기하지만, 당시에는 벨라젤 악재로 회사가 망하느냐 마느냐 얘기가 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나는 존버를 선택했다.

투자포인트 1 : 한스바이오메드의 잠재력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누구나 물릴 수 있고,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언젠간 탈출하고 수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회사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없으면, 손실이 커지거나 차트가 망가질 때 버티질 못하고 손절하게 되는 것이다. 10년 들고 있지 못할 종목은 1분도 들고 있지 말라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나는 이 종목을 10년도 들고 있을 의지가 있었다. 그 이유를 대략적으로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중국 진출
    • 중국 위고그룹과 5대5 지분의 합작 법인 ‘레보스바이오테크놀로지’ 설립, 공장 건설 중
  • 민트실의 매출 성장
    • 미국 등 해외향 매출의 지수적 성장
  • 벨라젤의 복귀 가능성
    • 모티바 등 해외 제품 대비 가성비 좋고 품질도 좋아.. 재출시 희망이 남아있음

투자포인트 2 : 든든한 지원군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때, 회사 내부의 힘만으로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 그러나 곁에 든든한 지지자가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오랜 기간동안 오스템임플란트에 뼈이식재를 독점 공급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왔다. 그리고 벨라젤 사태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시점에, 200억원 가량 전환사채(CB)를 사주어 일종의 보증을 서주었다(링크). 타이밍도 20년 말 벨라젤 사태가 터진 직후여서, 회사 주가의 추가적인 하락도 방지해주었다.

또한 노앤파트너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억 인수도 빼놓을 수 없다. 21년 말 회사가 운영자금 필요로 BW를 발행할 때, 노앤이 이를 인수하였다(링크). 노앤은 과거 배터리 분리막 제조기업인 WCP에 1490억원을 투자해 9.2배의 대박 수익을 올린 투자회사로, 유망한 뉴딜 사업을 발굴해내는 실력을 입증받았다. 또한 투자한 회사에 영업망 확보 등을 지원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성장을 도와주는데, 한스의 중국 진출과 유통망 확보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오스템과 노앤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에, 나는 한스바이오메드가 결국에는 가치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장애물 : 전환가액 조정(리픽싱)과 자사주 매입

한스바이오메드가 위와 같은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주가 반등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비임상시험실시기관에 의뢰하여 벨라젤의 안정성을 검증받고, 이식 환자의 발암 사례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무너진 제품의 신뢰도를 회복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아무래도 몸 속에 넣는 제품이다보니, 발암물질 관련 이슈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가의 변동에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세력 간의 이해관계가 아닐까 한다. 한스에게 돈을 빌려준 오스템과 노앤이 빌려줄 당시에는 한줄기 빛이었지만, 빌려준 이후에는 돈을 받아낼 권리가 있는 채권자가 된 것이다(링크). 그리고 그 채권은 CB, BW와 같이 주식 전환이 가능한 형태였고, 주식으로 전환하는 기준 가액(=전환가액)은 당시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재조정(=리픽싱)이 가능했다. 따라서 채권자의 입장에선 주가가 떨어질수록 채권을 더 많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회사 주가의 가파른 반등을 원하지 않는 입장이었던 것이다(리픽싱은 3개월마다 일어나므로). 이는 회사 대표의 입장과 상반됐다. 대표가 경영권을 지키려면 다른 회사나 개인의 지분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스템이 CB 인수가 경영권과 무관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못박아놨지만 한스 입장에선 불안할 수 밖에 없었고, 전환청구권 행사(CB 200억 중 60억)와 자사주 매입 등으로 경영권 방어에 힘썼다. 이렇게 주가가 내리면 이득이 되는 세력과 회사를 지키기 위해 주가를 올려야 하는 세력이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주가는 오랫동안 지지부진하였다.

그러다 2023년 4월, 오스템임플란트가 CB 140억을 주식전환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나는 이 뉴스를 보고 드디어 기다리던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오스템은 주식전환을 통해 1주 당 9935원이라는 전환가액으로 140만 9159주(회사 전체 주식의 11.63%)를 받게 되었으며, 최규옥 오스템 회장의 개인 지분을 포함해 한스의 13.1%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었다. 일각에는 해당 시점 주가가 1만5천원 정도로 오스템이 당장 주식을 시장에 팔아도 5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매도물량이 쏟아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오스템이 바보도 아니고, 들고 있는 물량을 한번에 쏟아내어 주가를 곤두박질치게 할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업무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에 그런 양아치 같은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스템은 곧이어 뉴스를 통해 회사 경영권 참여나 지분 정리계획이 없다고 밝혔다(링크).

공매도가 있는 회사도 아니니, 한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세력이 모두 주가 상승을 원하게 된 이 시점에 나는 무언가 터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 결과는 6월과 7월의 폭발적인 수급을 통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폭발적 수급으로 소외주 탈출, 수익 실현

유명 유튜버가 방송에서 한스바이오메드를 언급했다. 미국에서의 민트실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한스바이오메드는 제2의 오스템 임플란트가 될 회사라고 소개한 것이다. 소외주가 세상의 관심을 받으니, 관심이 기사를 쏟아내고 기사가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한스는 6월과 종가 기준 54%, 이 글을 쓰는 7월에는 최대 46% 올라 최고가 29,700으로 거의 3만원을 터치하는 수준으로 폭등하였다. 수급은 하루 거래량이 1만주였던 시절이 무색할 만큼, 하루 평균 30만주, 많은 날에는 180만주가 거래되었다. 순식간에 세간의 관심대상이 된 것이다. 나는 이번 상승장에 분할매도를 통해 평균 22000원 대에서 1만주를 매도했다. 주가가 최대 29000원이 넘었으니 돌아보면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한스를 추매하고 홀딩하던 시절 나의 목표가는 2만원이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아직 800주 가량이 남았는데, 이번 상승파동의 끝을 보고 남은 주식들은 매도시점을 결정하려고 한다.

배운 점

건실한 회사가 악재를 겪고 주가가 폭락하고, 거래량이 급감하여 소외주로 오랜 세월을 견디고, 그 과정에서 세력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얽매인 관계가 정리되고 주가가 비로소 제 위치로 회복하는 과정까지, 한 종목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추매와 홀딩의 과정에서 어떤 점을 근거로 투자해야하는지 배웠고, 회사의 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좋은 주식을 싸게 사면 언젠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주식시장에 100%는 없다. 좋은 주식을 들고 있어도 10년 넘게 수익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이번에 불린 시드는 그동안 배운 것들을 토대로 앞으로 안전하게 잘 굴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