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 주요 뉴스) 최근 20대 청년층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0~29세 중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해 12.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현저히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
비혼 출산 인식의 증가
20대 청년 5명 중 2명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약간 동의한다’는 응답은 2014년 24.6%에서 올해 28.6%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5.7%에서 14.2%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2014년 34.9%에서 올해 22.2%로 줄었다. 이러한 변화는 성별로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데, 20대 남성의 43.1%, 20대 여성의 42.4%가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여성(15.9%)이 남성(12.6%)보다 더 높았다.
결혼 의무 인식의 감소
20대 청년층의 결혼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2014년 51.2%에서 2024년 39.7%로 감소했다. 이는 ‘결혼은 의무’라는 인식이 줄어든 것으로, 청년층에서 결혼에 대한 필수적 인식이 옅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항목에서는 20대의 51.3%가 동의한다고 답해, 관련 항목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8년 51.5%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이상적인 자녀 수와 출산율 통계
이상적인 자녀 수가 몇 명이냐는 질문에는 60.4%가 ‘2명’이라고 답했고, ‘1명’이라는 답은 30.2%였다. ‘0명’이라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실제 출산율 통계에도 반영돼 나타났다. 지난해 출생통계에서 혼인 외의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년보다 1100명 늘었다.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늘면서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도적 지원의 미흡함
비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와는 달리,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출산·양육 지원 정책들이 ‘결혼한 부부’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정부 역시 비혼 출산에 대한 구체적 대안 마련에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 저출산고령위원회는 올해 6월과 7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도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화·지원 내용은 빠져있었다.
전문가의 분석과 정책적 제안
전문가들은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비혼 출생 비율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한국이 OECD 평균 수준의 혼외 출생률을 보인다면, 합계출산율은 1.55명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비혼 출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통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론
20대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실제 출산율 통계에서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는 달리,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은 이러한 인식 변화에 맞춰, 비혼 출산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의 지원을 통해 사회 전체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