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주요 뉴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최근 학교 도서관에 비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주장하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에 대한 우려
전학연은 ‘채식주의자’가 포함하는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형부가 처제의 나체에 그림을 그리고 성행위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처제는 채식을 하며 자해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기이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학연은 강조했습니다.
청소년 보호법을 근거로 한 주장
전학연은 청소년 보호법 제9조 1항을 근거로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이 포함되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19금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한 영화가 될 수는 없다”며, 도서에도 미성년 보호를 위해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명 운동과 전국적인 반응
전학연은 ‘채식주의자’의 학교 도서관 비치 반대 서명 운동을 진행 중입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기준으로 개인 1만474명과 단체 195개가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이 운동은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을 보여주고 있으며,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에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의 논란
‘채식주의자’의 학교 도서관 비치 여부는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한 사례를 지적하며, 시대 착오적인 도서 검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며, 그러나 일부 내용이 학생들에게 민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교육계의 반응과 향후 방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 단체들의 비상식적인 요구로 숱한 성평등 교육 도서가 폐기돼 왔다고 지적하며, 금서 조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해당 단체들의 주장에 교육부와 교육청, 일부 학교 관리자들이 침묵으로 동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부 교육감과 의원들은 도서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대 착오적인 도서 검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학부모들과 교육계 간의 대립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지만, 그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입니다.